앰비언트, 새로움이 아닌 정교함으로 파고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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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 월간IM 16년 1월호 | IM INSIGHT A to Z | 키워드 A: Ambient

앰비언트, 새로움이 아닌 정교함으로 파고들어라

2015년 글로벌 시장조사회사 칸타월드패널은 소비시장을 전망하며 트랜스(TRANS: 탈 경계)를 핵심 전략 메시지로 던진 바 있다. 트랜스를 무언가를 바꾸고 몰아치는 바람에 비유했다면, 2016년은 소비자들의 일상 곳곳에 유유히 흘러들어와 새로운 행동양식으로 자리 잡을 디지털화의 물줄기가 예상된다. 즉, 모든 것이 '온(On)' 상태로 연결돼 마치 공기와 물이 공존하듯 잔류하는 '앰비언트(Ambient)' 트렌드 말이다.

 

2014년 말, 그 어느 해보다도 시끄럽게 2015년 '새해'를 맞았다. 여러 이슈가 있었기 때문이지만 그중에서도 옴니채널이 가장 큰 화두였다. 2016년을 목전에 두고 있는 지금 시장 분위기가 그때와는 좀 다르다. 유통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옴니채널'보다 유통가를 넘어 모든 산업군에 포괄적인 개념으로 자리 잡은 'O2O', '사물인터넷(loT)'이라는 용어가 더 흔히 들리기 시작했다. 이는 디지털 트렌드에 있어 선두를 달리는 한국이기에 더 그럴지도 모른다.

IoT는 기본적으로 Internet of Things, 즉 일상에서 사용하는 사물들이 보이지 않는 무선망으로 인터넷에 연결돼 평범한 생활 속에서 소비자들의 편의를 돕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 시티, 스마트 홈, 스마트오피스와 같은 단어는 실질적인 IoT 도입을 함축하고 있다. 옴니채널도 기본적으로 온·오프라인에 상관없이 고객들이 같은, 혹은 더 큰 혜택을 누리며 쇼핑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기본을 두고 있지만 디지털은 확실히 시간, 노력, 비용을 최소화하고 효용이 극대화되도록 돕는다. 개념적으로 소비자 효용이 명료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는다. 그러나 디지털이 현실에서도 불필요한 존재가 아닌, 거부감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존재가 되기란 쉽지 않다. 지금은 모두가 다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도 초기 1세대들은 무겁고 느리다는 이유로 외면했었다.

2016년은 옴니채널, O2O, IoT 등 디지털 시대 새로운 용어들이 얼마나 큰 이목을 끄느냐가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이 이를 의식하지 않고 얼마나 자연스럽게 사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항상 이용하기 때문에 크게 의식하지 않아도 없으면 찾게 되는, 그런 앰비언트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것. 그것이 성공을 가르는 잣대라 할 수 있다. 결국 브랜드와 매장의 '디지털화'가 아니라, '고객의 경험 혁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말이다. 이 초점이 더 정교할수록 실제 소비자들이 매일 사용하는 앰비언트 브랜드로서의 더 큰 파급효과(임팩트)를 기대할 수 있다.

디지털은 '고객의 경험 혁신'을 위한 또 하나의 강력한 수단과 도구로 활용돼야 유의미하다. 사실 생각보다 많은 고객이 디지털 도구 사용에 높은 장벽을 느껴 전통적인 방식에 물리적, 심리적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전자책보다 종이책에 더 손이 가고, 스마트폰 전자지갑 앱 속 포인트카드를 찾아 내미는 것보다 내 지갑 속 항상 같은 자리에 꽂힌 플라스틱 포인트카드를 빼내는 것이 더 편리하듯 말이다. 이럴 경우 어쩌면 디지털은 보이지 않는 백엔드(Backend)에서 도움을 주고, 고객을 대면할 때에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다가가는 것이 더 큰 고객 만족을 끌어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디지털이 몰고 올 변화를 '안경'에서 실감할 수 있었던 대표 사례 '구글글래스'를 잠시 얘기하고 싶다. 마치 보통 안경처럼 투명한 안경알을 가진 구글글래스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기술*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증강현실은 스마트폰과 같은 별도의 기기를 이용하지 않고서도 인터넷과 연결된 글래스를 통해 그때그때 필요한 정보를 띄워주는 콘셉트다. 그러나 일반적인 보급률이 높지 않고, 아직 사용성이 까다로우므로 실제로는 점원이 글래스를 쓰고 고객을 도와주는 형태로 사용된다.

2014년, 입생로랑 보떼(Yves Saint Laurent Beaute)는 백화점 내 매장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구글글래스를 쓰고 구글글래스에 달린 카메라로 메이크업 시연을 20분 동안 진행했다. 이 모든 과정을 영상으로 녹화해 메이크업에 사용한 모든 제품 목록과 메이크업 전후 비교 사진을 한 데 담아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한국, 미국, 일본, 영국에서 진행해 주목받은 바있다.

입생로랑 보떼-구글글래스 콜라보레이션 | 사진 출처: 로레알그룹 홈페이지

 

특정 목적에 맞게 제작한 '스마트글래스(Smartglass)'도 등장했다. 악기전문점 도슨(Dawsons)은 영국에서 2014년 설립된 웨어러블(Wearable) 테크놀로지 스타트업 고인스토어(GoInStore)와 손잡고 소비자들의 악기구매를 돕기 위한 흥미로운 시도를 했다. 소비자들이 도슨 웹사이트에서 '고인스토어' 버튼을 누르면, 매장 안에 있는 스마트글래스를 쓴 점원과 전화가 연결되고, 점원에서 원하는 제품을 보여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스마트글래스로 점원이 보는 것을 그대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집 안에서도 마치 직접 매장에 간 것처럼 상세히 제품을 둘러보고 구매 결정에 친절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큰 효용이 있다.

도슨-고인스토어 스마트글래스 콜라보레이션 | 사진 출처: 고인스토어(GoInStore) 홈페이지

 

이와 달리, 글래스를 넘어 헤드셋 형태로 가상세계를 실감 나게 보여주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술**을 기반한 기기도 있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오큘러스(Oculus)가 대표적이다. 이 또한 여러 브랜드가 사용 목적에 따라 라이트(Light) 버전으로 맞춤제작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15년, 디올(Dior)은 디올 아이즈(Eyes)라는 이름의 가상현실 글래스를 만들었다. 디올아이즈를 통해 소비자들이 프랑스의 럭셔리 브랜드 런웨이 쇼 백스테이지(Backstage) 내의 디올 부띠끄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분주히 일하는 모습, 패션 스타일리스트들이 모델을 준비시키는 모습 등을 생생히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디올 아이즈(Dior Eyes) | 사진 출처: LVMH 그룹 홈페이지

 

유럽 내 가장 두터운 고객층을 갖추고 빠르게 부상하고 있는 디스카운터(Discounter) 리테일러 알디(Aldi)와 리들(Lidl)의 경우 기본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효율적인 운영을 통한 최저가 정책인 노프릴(No-Frill) 전략을 기반으로, 디지털 및 온라인 요소를 필요한 곳에만 적절히 부가해나가고 있다. 가장 근간이 되는 '적은 비용으로 최고의 효용 제공'이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알디는 호주에서 2013년도에 시작했던 온라인 와인전문 몰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본토인 독일,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등지에서 온라인 식료품 몰의 문을 열고 있다. 모두 상대적으로 온라인 식료품 구매에 대한 니즈가 큰 시장으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리들은 최근 벨기에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면, 다음 매장 방문 시 사용할 수 있는 +1 무료 덤 증정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 프로모션은 매대에서 나중에 사용할 수 있는 +1 증정품 종이쿠폰을 주는 방식이다. 마치 한국 GS25의 '나만의 냉장고' 앱과 비슷한 콘셉트다. 단, 전통적인 종이쿠폰을 사용했다는 점만 다른데, 종이쿠폰에 익숙한 소비자층에게는 오히려 더 높은 효과를 기대해볼 수도 있겠다.

리들의 벨기에 매장 '1Plus Tard (One Now, One Later)' 프로모션 | 사진 출처: 리들 홈페이지

 

칸타월드패널과 유로패널의 조사에 따르면, 유럽 주요 18개국을 기준으로, 리들은 전체 가구 중 2분의 1 이상, 알디는 3분의 1 이상이 1년에 한 번 이상 쇼핑하는 곳으로 까르푸와 테스코보다도 훨씬 넓은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다. 성장세 또한 가파른 최근, 전통적인 리테일러들이 굳게 자리 잡고 있는 영국에서는 올해 11월 마감 기준으로, 알디가 웨이트로스의 점유율을 뛰어넘어 6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리들의 점유율 성장도 두드러진다.

 

 

도슨과 디올의 케이스에서 사용한 글래스는 마케팅 캠페인 목적에 따라 필요한 기능만을 추려내고 덜어낸, 정교하게 맞춘 형태다. 리들은 벨기에에서 +1 무료 덤 증정 상품을 다음 주에 받아볼 수 있게 했다. 앞으로도 더 새롭고 더 화려한 기술보다는, 정교하게 가다듬어진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 것이라 기대된다. 변화는 기술이 얼마나 더 혁신적이냐가 아니라 아이디어의 '한 끗' 차이라 할 수 있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기술: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세계에 실시간으로 부가정보를 갖는 가상세계를 보여주는 기술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술: 사용자의 현실세계의 시점이나 동작의 변화를 감지해 그에 대응하는 적절한 변화를 적용한 가상세계를 보여주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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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Jihye Lee

칸타월드패널 한국오피스 마케팅 매니저/책임연구원 (Marketing Manager, Kantar Worldpanel Korea) | 칸타월드패널의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에 기반해, 글로벌 및 국내 시장 및 소비자 트렌드 전반에 대한 폭 넓고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jihye.lee@kantarworldpan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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