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혁신의 열쇠는 개선(Renovation) 아닌 개혁(Inno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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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 리테일매거진 16년 2월 | 글로벌 소비시장 동향 | 2016년 글로벌 상품 혁신 과제

상품 혁신의 열쇠는 개선(Renovation) 아닌 개혁(Innovation)

상품 영역에 있어 '혁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회전속도가 빠른 일상소비재(FMCG)에서는 더욱 그렇다. 글로벌 FMCG 시장은 계속 더딘 성장률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는 품목은 항상 있다. 성장을 위해 빠질 수 없는 요소는 신제품의 지속적 출시다. 

 

칸타월드패널이 유럽 7개국 내 500여 품목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신제품 개발에 대한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이들 국가의 소비재 시장에서 신제품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상위 15% 그룹과 그 다음 15% 그룹은 2010∼2014년까지 연평균 복합성장률(CAGR)이 두 자릿수에 달했다. 즉, 신제품을 많이 출시한 만큼의 성장을 이룬 셈이다. 

신제품 개발에 대한 중요성은 모두 알고 있지만, 결코 쉽지 않은 과제임이 분명하며 결국 '어떻게'에 다시 초점이 맞춰 진다. 이번 원고에서는 국내·외에서 뜨거운 감자인 'PB상품의 역할'과 이제 트렌드라기보다 자연스러운 방향성으로 제시되는 '프리미엄화'에 초점을 맞춰 상품 혁신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PB 역할 | 타깃층 분명히 해야 스타 PB 탄생 

2016년에도 커다란 성장 키워드인 PB에 대한 투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한해 동안 GS25,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계는 PB로 히트 제품을 다수 배출해냈다. 이제는 단일 제품이 아니라 체계적인 PB의 브랜드 아키텍처를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GS25 경우 GS리테일 산하의 PB를 '유어스(YOURS)'라는 이름으로 한데 묶는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CU도 '헤이루(Heyroo)'라는 이름으로 여러 품목을 아우르는 엄브렐러 브랜드(Umbrella Brand ; 서브 브랜드를 우산 처럼 포용하는 마스터 브랜드)를 내놓았다. 

대형마트 업계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식료품 PB로 자리매김한 이마트 피코크(Peacock)는 최근 '피코크 엄마기준'을 론칭, PB 품질에 대한 선입견에 도전장을 던지며 브랜드 확장에 나섰다. 홈플러스의 '싱글즈 프라이드'도 계속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고, 롯데마트는 새롭게 간편식 PB '요리하다'를 출시했다. 대형마트 경우 간편식 중심의 PB 투자가 적극 이뤄지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2016년 PB 시장을 둘러싸고 고민해볼 과제는 무엇일까. PB 역할을 더 명확하게 설정하고, 이에 따른 타깃층 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최근 화두인 간편식 PB도 마찬가지다. 편의점이 바로 먹을 수 있는 '도시락'에 치중한다면, 대형마트가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간편 조리재료'를 내놓는 것은 단연 기본적인 고객층이 다르기 때문이 다. 고객층의 범주가 다소 넓은 대형마트 경우 성인 가구를 타깃으로 하느냐 혹은 어린 자녀가 있는 가구를 타깃으로 하 느냐의 축도 중요한데, 이마트가 '피코크 엄마기준'으로 PB 시장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 PB 강화를 통해 '신규 고객층을 확보할 것이냐' 아니면 '기존 고객층의 로열티를 증진시킬 것이냐'의 문제가 있다. 사실 브랜드의 성장궤도를 방대한 데이터에 기반해 분석해보면, 신규 구매자의 유입을 통한 성장이 기존 고객층의 로열티 증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성장보다 훨씬 장기적이고 건실하다는 사실이 증명되곤 한다. 특히 PB 매출 비중 확대가 유통업체 로열티 증진에 기여한다 해도 일정 수준에 이르면 한계에 직면한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칸타월드패널 데이터에 기반해 유로패널은 특정 유통사의 PB상품 강화와 해당 유통업체에 대한 고객 로열티 사이에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PB 구매금액 비중별로 각국 주요 유통업체 고객을 구분하고, 해당 그룹별 유통업체 로열티를 살펴본 것이다. 

 

 

결론부터 설명하면 PB가 일정 수준까지 발전할 때는 유통업체 로열티 증진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B 매출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영국 '테스코'와 스페인 '메르카도나', 네덜란드 '알버트하인' 경우 전체 소비지출액 중 40%를 PB로 지출하는 고객군을 기점으로 해당 유통업체에 대한 로열티가 다시 낮아졌다. PB 매출 비중이 80%에 달하는 알디와 리들 경우 PB 지출 비중이 90%에 이르는 지점부터 고객 로열티가 낮아진다는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U자형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점에서 같다(도표1 참조). 정리하면 PB 시장이 성숙기인 유럽에서는 절대적으로 PB 중심으로 구매하는 소비층이 존재하며, 이들은 특정 유통업체에 대한 로열티가 높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 고객층이 PB 시장 확대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유통업체에게 있어 핵심 고객층은 아니라고 하겠다. 

이러한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유통업체 입장에서 '무조건적 PB 확대' 가 아니라 'PB 확대의 역할과 목적'을 보다 명료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다. 특히 기존에 자체 브랜드 이용률이 떨어졌던 고객들을 자사 매장 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매개체로 PB를 확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최근 PB 매출 비중이 35%선까지 늘었다고 발표한 편의점 경우 올해부터 PB 구매자 입장에서 매장 로열티를 강화하는 방법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를 위한 고삐도 단단히 조여야 한다. 물론 최근 국내에서도 새로운 PB 출시에 대한 뉴스가 자주 들리고 있다. 그러나 사실 NB상품과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면, 아직까지 PB상품은 확대 여지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는 곧 PB를 통한 성장 기회를 의미하기도 한다. 

칸타월드패널 데이터에 따르면 PB 시장이 가장 발달한 유럽 7개국에 서 지난 4년간 출시된 소비재 신제품 가운데 64%가 NB상품이었다. 그 다음 29%가 대형마트·슈퍼마켓에서 개발한 PB상품이었으며, 나머지 7%는 알디와 리들 같은 디스카운터에서 내놓은 PB인 것으로 나타났다(도표2 참조).

 

 

이는 주요 서유럽 국가의 PB 매출 점유율과 비슷한 수준으로, PB가 NB 못지않게 신제품을 많이 출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PB 경우 NB상품에 비교하면 기존 제품 리뉴얼과 SKU 추가가 많은 편이지만 그래도 빈번한 신제품 출시는 큰 의미를 갖는다.

 

상품 프리미엄화 | 리노베이션 넘은 이노베이션 신제품 출시 

프리미엄화는 신제품 출시와 긴밀한 연결고리를 맺는다. 신제품 론칭이라는 차별화된 가치는 브랜드에 프리미엄을 붙여주기 때문이다. 이때 신제품 출시가 '이노베이션(Innovation)'이냐 '리노베이션(Renovation)'이냐에 따라 프리미엄의 정도가 달라진다.

먼저, 리노베이션은 단순히 기존 제품에서 새로운 맛이나 패키지, 사이즈를 확장한 수준을 의미하며 이노베이션은 진정한 의미의 신제품, 즉 신규 브랜드 또는 서브 브랜드의 론칭을 일컫는다. 유럽 주요국의 1만 4천여 개 브랜드를 '올드(Old)'와 '뉴(New)'로 구분해 그 성과를 비교해보니, 이노베이션을 꾀한 신제품이 실제 고가의 포지셔닝을 굳힌 것으로 나타났다. 식음료, 생활용품, 개인용품 등 모든 소비재에 걸쳐 이노베이션 제품으로 분류된 품목 경우 기존 제품대비 실제 구매 가격대가 평균 16% 정도 높았다. 이는 실제 소비자들이 지출한 가격이라는 점에서 더 유의미하다(도표4 참조).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각국 시장 내 선두 브랜드에서 출시한 신규 혁신 브랜드 경우 기존 제품대비 20%가량 더 높은 프리미엄 효과를 거둔 것이 확인됐다. 반면 새로운 맛으로 리뉴얼하는 등 리노베이션에 그친 제품들은 기존 제품보다 오히려 더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프리미엄 상품으로 평가 받는 '분명한 다름'이 곧 혁신(Innovation)이나 마찬가지다. 그 대표 사례로 전 세계적인 바람을 일으킨 '쿠션' 메이크업 을 들 수 있다. 쿠션 BB·CC 등 베이스 메이크업에 있어 새로운 시장을 일궈낸 이 품목은 용량대비 분명 비싸다. 그러나 기존 제품들이 제공하지 못했던 추가 효용을 제시하는 혁신에 기반해 프리미엄 제품으로 우뚝 섰다. 헨켈 브레프(Bref)가 개척한 변기에 걸어두는 림 블록(Rim Block) 형태의 변기 세정제 역시 흥미로운 사례다. 프리미엄화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변기 전용세제 시장에서 고가 세그먼트로 성장을 이끌 어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변기 세정제 시장은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며 칸타월드패널이 발표한 국내 비식품 상위 6개 성장 품목에 2년 연속 꼽혔다. 한국발 글로벌 아이템 '훼이셜팩'도 마스크팩을 중심으로 다양한 유형과 제형을 제공하는 혁신으로 건실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식음료 시장에서도 혁신을 통한 성장 기회는 열려 있다. 유럽 소비재 시장에서 식품과 음료군은 이노베이션을 꾀할 때 각각 기존 제품대비 17%와 22%의 프리미엄 효과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도표4 참조).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상위 3개 품목에 이름을 올린 교자만두와 조미료, 푸딩만 보더라도 그렇다. CJ의 '비비고 왕교자'는 큼지막한 크기와 갈지 않은 고기·채소 등 속재료로, 기존 교자만두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를 통해 왕만두의 성장세에 묻혀갈 것만 같았던 교자만두 시장에 '프리미엄 바람'으로 활기를 불어넣었다. 조미료 시장도 샘표 '연두'를 필두로 자연·액상 타입의 신제품이 시장 전체에 혁신의 바람을 몰고 왔다. 푸딩은 프리미엄 디저트 시장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다. 

 

'타깃 고객'에 대한 고민이 히트상품의 전제 

신제품을 출시할 때 무조건 다르기만 하다고 성공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가격만 높인다고 프리미엄 상품이 되는 것도 아니다. 

상품 혁신의 시작은 '상품'이 아닌 '고객'에서 출발한다. 초점을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타깃 고객'이라고 하겠다. 어찌 보면 뻔한 이야기를 다시 강조하는 이유는 '제품'을 중심에 놓고 어디를 어떻게 업그레이드할까 또는 어떤 기능을 빼고 더할까를 고민하는 것은 '어떻게'라는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신규 고객을 더 모을 수 있을까 하는 질문 또한 '우리 브랜드, 우리 매장'에 중심을 둔 사고방식이므로 혁신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더 명료한 해답, 더 큰 효과를 얻기 위한 '어떻게'는 타깃 고객의 관점에서 던져봐야 할 것이다. 즉, '현재 타깃 고객이 고민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전제 하에 소비자들 일상을 되짚어 보자. 거시적인 트렌드 보다 일상 속 세세한 디테일을 고민하는 것이다. 그 사소한 '무엇'을 찾아 낸 다음, '어떻게'를 고민하는 것이 상품 혁신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야기의 연장선상으로, 다음 연재에서는 2016년 주목해야 할 서비스 혁신에 대해 설명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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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Our Expert

이지혜 Jihye Lee

칸타월드패널 한국오피스 마케팅 매니저/책임연구원 (Marketing Manager, Kantar Worldpanel Korea) | 칸타월드패널의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에 기반해, 글로벌 및 국내 시장 및 소비자 트렌드 전반에 대한 폭 넓고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jihye.lee@kantarworldpan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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