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다이닝족 급성장, 프리미엄 식도락 시장이 요동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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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 리테일매거진 16년 4월 | 글로벌 소매 동향 | 글로벌 식음료 시장의 가구 외 소비 확대 전망

'나홀로 다이닝족' 급성장, 프리미엄 식도락 시장이 요동친다

전 세계적으로 식품 쇼핑빈도가 줄며 글로벌 소비재 시장은 침체되고 있지만, 외식 등 '가구 외 소비'는 오히려 구매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맛·자극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색다른 식품 쇼핑경험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카페, 레스토랑부터 집 밖이나 회사 근처의 베이커리숍과 테이크아웃 매장까지 식품 쇼핑객들의 외식 선택지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과거든 현재든 먹고 마시는 일은 빼놓을 수 없는 문제이며, 오히려 그 중요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식품관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칸타월드패널은 영국, 스페인, 중국 등 전 세계 주요국에서 '가구 외 소비 (Out of home)' 패널을 기반으로 외식 등 집 밖에서 소비되는 식음료 시장을 조사, 분석하고 있다. 영국 경우 지난 경기침체 동안 외식 시장이 잠시 주춤했지만, 2015년 시장 규모가 전년대비 3.3% 성장하며 다시 반등세로 돌아섰다. 스페인에서도 가구 내 소비를 보여주는 소비재 시장과 달리, 외식 시장은 예외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같은 신흥시장 역시 가구 외 소비시장이 계속 확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약 3조원대 규모로 성장한 원두커피와 테이크아웃 커피 시장의 비약적 성장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도, 베트남도 외식 채널은 뜬다

테이크아웃부터 다인-인(Dine-in; 식당 내 취식)까지 외식 시장은 이미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다. 칸타월드패널 영국오피스에 따르면 영국 소비자 가운데 90%가 평균 한 달(4주)에 한 번 이상 주기적으로 가구 외 소비를 위해 지출한다. 작년 한해 동안 영국 소비자들이 집 밖에서 음식을 소비한 구매횟수는 무려 290억 번에 달한다.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에 거주하는 소비자들 경우 99%가 4주에 한 번 이상 집 밖에서 식음료를 취식한다. 매일 밖에서 식음료를 사먹는다고 응답한 비중은 절반에 달했는데, 베트남 외식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한 달 평균 구매횟수는 무려 32번이다.

외식 시장이 커진 만큼, 그 안에서 시장은 더 세밀하게 쪼개져 왔다. 한 잔의 커피를 사더라도 시간대와 장소 등 그때그때 소비 동기에 따라 그 의미와 역할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상황별 니즈 세분화는 자연스럽게 유통채널의 다양화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집 밖에서 사먹는 따뜻한 음료 소비 가운데 절반 이상이 카페가 아니라 거리 가판대, 베이커리·샌드위치 가게 등 다양한 채널에서 발생한다. 시트-인(Sit-in; 앉아서 취식) 또는 테이크아웃 음료 판매가 주가 아니라 슈퍼마켓 등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소비자에게 따뜻한 음료를 제공하는 요즘에는 전통적인 커피숍과 카페가 위협을 느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에서는 호텔, 레스토랑, 카페 등 대표적인 외식 채널을 의미하는 '호레카(HORECA; 호텔·레스토랑·카페의 합성어)'가 선전하며 외식 시장의 긍정적 성과를 이끌어냈다. 호레카는 스페인 전체 가구 외 소비시장의 71%를 차지하는 주요 채널이다. 칸타월드패널 스페인오피스에 따르면 2015년 3사분기 마감 기준으로 호레카채널의 음료 및 스낵류 판매량이 2.5% 성장했고, 그 효과로 전체 스페인 외식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었다. 특히 스페인에서 50대 이상의 시니어층은 호레카 채널뿐 아니라 전체 스페인 가구 외 소비시장 물량의 5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고객군이다.

이처럼 반등에 성공한 호레카도 신규 외식 채널의 위협에 대응하려면 장기적인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 시니어층과는 다른 소비 성향과 니즈를 가진 젊은층 유입이 외식 시장의 성공 관건이기 때문이다. 밖에서 '혼자 음식을 먹는' 젊은층은 중장년층에 비해 월등히 많고, 다인-인, 시트-인보다 테이크아웃 비중이 높기도 하다. 이는 단순히 표면적인 집계 결과이며, 그 이면에 있는 다양한 배경과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특히 니치 시장을 찾아가는 젊은층의 니즈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데서 추가적인 시장 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젊은층이 몰리는 트렌디한 핫스팟에서 소형점의 시도가 전체 요식업의 변화를 견인하는 것도 최근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하겠다.

 

고급 입맛에 근사한 요리 즐기다

글로벌 식음료 시장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트렌드 키워드는 '프리미엄'이다. 최근 소비자들은 좋은 먹을거리에 기꺼이 지갑을 열며, 외식 매장을 찾을 때 식료품 품질 외에도 서비스, 분위기 등 장소 자체와 관련된 프리미엄 가치를 중시한다. 소비자들이 매장 경험의 가치를 중시하면서, 외식 시장은 프리미엄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더 뚜렷해졌다. 테이크아웃 식품도 마찬가지로 고품질을 찾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영국 소비자들이 가정 내 취식을 위해 구입한 제품과 집 밖에서 사먹은 제품의 평균 구매가격을 비교해보면, 품목별로 적게는 2.1배(스낵)부터 많게는 35배(커피)까지 차이가 난다. 특히 커피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커피 메뉴의 경우 일반 식품점에 비해 35배나 비싼 것을 보면 놀라우면서도, 쉽게 이해가 가기도 한다. 집에서 0.9g짜리 스틱커피로 만든 아메리카노와 커피숍에서 파는 테이크아웃 아메리카노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분명 크다.

이는 영국뿐 아니라 한국, 중국 등 다른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가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왜 카페나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즐겨 마실까. 시장 발달 현황에 따라 대답은 달라지겠지만, 최근 폭발적인 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중국 커피 전문점 시장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프리미엄 커피의 대표주자 스타벅스의 중국 내 성장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현재 중국 커피 매장의 상위 3대 브랜드는 스타벅스, KFC, 맥도날드 순이다. 매장 커피를 마셔본 중국 소비자 가운데 42.7%가 스타벅스 고객인 것으로 나타났고, KFC가 34.9%, 맥도날드가 2.6%를 차지했다. 스타벅스가 KFC, 맥도날드보다 고가임에 불구하고 중국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커피 매장에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칸타월드패널 중국 오피스가 고객들에게 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지 물어본 결과, 1위는 '습관적으로 스타벅스에서 마시기 때문 (43.3%)'이 차지했다.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25.2%)'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습관적으로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신다'는 로열 고객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의 묵직함을 느낄 수 있다.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싶어'하는 워너비 고객군을 많이 확보한 것 또한 스타벅스의 추후 성과를 기대하게 하는 결과다.

 

 

이러한 결과는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제품뿐 아니라 '매장 자체', 그리고 그 매장에서 제공하는 '브랜드 경험' 모두가 프리미엄으로 브랜드화돼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가구 외 소비시장은 소비자들의 세부 니즈에 맞춘 브랜딩을 입은 제품과 경험을 전달하는 데서 큰 성장을 일구고 있다.

이는 결국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문제이기도 하다. 밖에서 잘 나가는 식음료, 집 안으로 들어오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회를 잡을 것인가'하는 문제는 '어떤 유통채널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의 문제로 이어진다.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수많은 채널을 고려할 때, 외식 시장의 경쟁업체는 더 이상 '옆 가게'가 아니다. 물리적 지리 요소를 넘어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시간대별 동선, 그리고 각 상황을 기반으로 한 니즈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성공적인 브랜드를 구축하는 길이다. 대만 소비재 유통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PX마트는 고객들의 테이크아웃 식품 니즈에서 성장 기회를 포착했다.

PX마트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고품질 신선 먹을거리를 소비자들이 직접 골라 '테이크아웃 컵(Takeout Cup)'에 담아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해 편의점 이용객들을 사로잡았다. 여러번의 식품 안전성 이슈로 프리미엄 먹을거리를 중시하는 대만 소비자들을 겨냥해 편의성과 함께 스스로 골라 담을 수 있는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면서 성과를 낸 것이다. 식음료 제조업계 경우 매장에서 다시 가정으로 판매 영역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 국내에서는 스타벅스, 카페베네, 할리스, 이디야 같은 커피 전문점 브랜드가 자체 매장은 물론 온라인 채널, 홈쇼핑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홈 커피'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명 레스토랑의 비법을 고스란히 담아낸 RTE(Ready-to-Eat) 등 간편식 제품도 마찬가지다. 쿡방, 홈쿠킹 등의 영향이 반드시 기존의 유통·제조사들에게만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외식 시장은 규모의 확대를 넘어 소비자들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패션은 유행이 돌고 돌아 약간의 모던함만 더해 다시 '복고'한다지만, 식음료는 그렇지 않다. 과거-현재-미래 소비자들은 먹고 마시는 품목이 분명 다르다. 따라서 기업들은 자사 브랜드가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황별 니즈'를 얼마나 충족시키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시장을 세분화한다는 것은 새로운 '상황(Occasion)'을 발굴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침마다 모닝커피를 마시는 것은 과거에는 없었던 '상황'이다. 과거 차(茶)의 나라로 생각되던 중국의 도심 풍경이 바뀌어 가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새로운 시장은 개척된다.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새로운 상황의 발굴은 '제품'과 '커뮤니케이션', '고객 경험' 세 가지, 즉 브랜딩이 기본이다.

혹자는 카페나 레스토랑이 지금 자신이 속한 업계와는 상관없는 얘기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업종에 있든 소비자들의 일상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소비자들을 바꿀 수 있다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크기의 신시장을 창출해내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대부분 '집 안'보다 새로운 경험에 열려있는 '집 밖'에서 쉽게 일어난다. 그리고 '집 밖'에서의 변화는 야금야금 '집 안'에서의 변화로 이어진다. 동일한 소비자 그룹을 타깃으로 삼는다면 집 안팎의 경계나 업종 간 경계는 의미가 없다. 동일한 타깃층이 아니라고 해도 분명 교집합이 있다. 변화의 속도가 쉽게 통제되지 않는 요즘 같은 시대에 허니버터칩이 허니버터치킨으로 유행이 변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나도 한 번 먹어보고 싶다'는 욕망은 남녀노소 누구나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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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Jihye Lee

칸타월드패널 한국오피스 마케팅 매니저/책임연구원 (Marketing Manager, Kantar Worldpanel Korea) | 칸타월드패널의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에 기반해, 글로벌 및 국내 시장 및 소비자 트렌드 전반에 대한 폭 넓고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jihye.lee@kantarworldpan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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