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체인 전체에 온라인 침투, 이제 오프라인도 '이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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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 전체에 온라인 침투, 이제 오프라인도 '이커머스'

온-오프를 함께 이용하는 크로스오버 쇼퍼가 늘어나고, 유통 밸류체인 전반에 온라인이 개입되면서 과거 '전자상거래'라고 칭했던 '이커머스'에 대한 개념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제 이리테일은 이커머스의 일부분에 불과할 뿐이며, 유통 전체가 이커머스인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웹(Web)의 등장 이래 폭발적으로 성장해 온 이커머스(Electronic Commerce) 시장이 끝을 모르고 확장되고 있다. 시장 주자가 무수히 늘어났음에도 이 영역은 여전히 레드오션이 아닌 '블루오션'이다. 일상에 필요한 모든 물건과 그것들을 얻기 위해 수반되는 모든 행동들이 온라인상에 구현되면서 이커머스는 그 세를 더욱 넓혀 가고 있다.

 

과거에 정의된 '이커머스' 개념을 버려라

이 시점에서 이커머스 정의에 대해 정확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커머스에서 '커머스(Commerce; 상업, 거래)'의 의미를 살려 직역한 용어가 '전자상거래'다. 상거래는 결국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사이의 금전적 거래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커머스 채널은 온라인 쇼핑채널을 일컫는 말인가? 웹이 발전과 확장을 거듭하면서 이 질문에 대해 명확히 '그렇다'고 답하기 어려워졌다. 

예를 들어보자. 네이버는 과거 정의상 '포털(Portal)' 사이트다. 검색이나 클릭과 같은 소비자들의 능동적 행동, 혹은 단순히 노출된 정보를 보는 수동적 행동에 따라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그 다음 행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른 웹사이트로 소비자들을 보내주는 일종의 통로인 것이다. 여기에 검색부터 최종 구매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여러 장치가 네이버 플랫폼상에 덧붙여지면서 이제 '네이버 지식쇼핑'은 덩치 큰 전자상거래 채널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특히 '네이버 지식쇼핑'에서 확장해 나가고 있는 스타일윈도, 뷰티윈도, 리빙윈도, 푸드윈도, 키즈윈도, 그리고 글로벌윈도 등 6개 '윈도' 채널은 정보를 얻는 창구라는 점에서 기존의 포털 역할과 유사하다. 핀터레스트와 유사한 '사진 SNS' 포맷을 띠고 있는 윈도 채널은 텍스트 기반이 아닌 사진과 이미지 형태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쇼핑에 더욱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가 하면, 역으로 과거에는 명확히 전자상거래 채널, 즉 '최종 구매'를 위한 채널로 규정되었던 오픈마켓 형태의 온라인쇼핑몰도 지금은 구매를 넘어 사전 정보탐색, 가격비교 채널로 활용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마케터들의 접근방식도 달라졌다. 과거 가장 흔한 마케팅 활동 가운데 하나가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아두고 결제하지 않는 고객들에게 구매독촉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었으나 이제 단순히 카트 전환율을 높이기 위한 광고는 효과가 높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카트전환율이 갈수록 낮아지는 이유는 '구입을 포기하고 카트를 버리는(Cart abandonment)' 행동 때문이 아니라, 처음부터 카트를 '찜(Wish list)' 기능으로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모바일 쇼핑앱의 장바구니는 과거 장보러 나서기 전 종이에 적어갔던 '쇼핑리스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는 쿠팡과 같은 소셜커머스의 급격한 성장이 촉매제 역할을 했다. 처음부터 모바일 최적화를 전제로 모든 사용자경험(UI)을 디자인했던 소셜커머스들은 '최저가'를 내세웠다. 처음부터 사전 정보탐색, 가격비교 채널로 포지셔닝 했던 것이다. 

 

밸류체인 전체에서 온라인이 하는 역할이 '이커머스'

이처럼 이커머스 정의가 모호해진 것은 스마트폰을 손에 쥔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가 주요 배경이다. 누구나 자주 사는 일상소비재 시장을 예로 들어보자. 전체 소비재 시장에서 온라인 채널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아직 13% 정도로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이 유통의 주된 창구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연 1회 이상 일상소비재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전체 국내 소비자 가운데 60%를 훌쩍 넘는다.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쇼핑하는 쇼루머, 역쇼루머, 옴니쇼퍼 등 크로스오버 쇼퍼는 전체의 82%에 달한다. 범주를 더 넓혀, 최종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지 않을지라도 광고노출, 사전정보 탐색, 제품비교, 채널비교 등을 온라인 채널에서 경험한 소비자들은 절대다수다.

이처럼 오늘날 소비자들의 쇼핑과정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온라인 채널'이 개입된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이커머스를 소비자 관점에서, 또 기업의 '밸류체인(Value Chain) 전반'의 관점에서 다시 짚어봐야 하는 것이다. 

칸타월드패널은 이커머스가 단순히 이리테일(eRetail)만 지칭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칸타월드패널은 이커머스를 '기업의 모든 밸류체인에서의 온라인 역할'로 정의한다. 기획, 제조, 유통, 판매, 그리고 소비자 접점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 온라인이 개입되며, 특정한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이리테일은 이커머스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밸류체인 관점에서 보면, 이미 많은 영역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거나 온라인을 접목함으로써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상품기획, 프로모션, 재고관리, 배송, 고객관리 등 모든 영역에서 IT 혁신이 잇따른다. 현재와 미래의 유통에 있어 필요한 자원 중 한 축이 바로 데이터 수집 및 활용이다. 단순한 CRM이나 재고관리 솔루션 차원이 아니라 모든 밸류체인에 데이터 기반 시스템을 접목하는 움직임이다.

데이터 수집이라고 하면, 흔히 정교한 첨단기술로 소비자들의 클릭 하나, 눈짓 하나 등을 모두 자동 체크해 이를 분류하는 작업을 떠올릴 수도 있다. 아마존을 필두로 한 많은 온라인쇼핑몰들은 이처럼 고도화된 데이터 수집 기술에 기반해 자동화된 큐레이션 서비스 제공을 위한 밑거름을 마련한다고 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숨은 니즈를 찾아내기 위해 꼭 첨단 기술이 도입될 필요는 없다. 이마트는 SSG닷컴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검색하면 나오는 결과 페이지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다. 그리고 만약 만족하지 않을 경우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이런 상품을 구해주세요!'라는 게시판에 글을 남기도록 했다. 어떤 카테고리의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간단히 글로 남기고, 이미지도 첨부할 수 있다. 그리고 해당 상품이 입고될 경우 알림 메일 수신을 받을지에 대한 여부도 선택할 수 있다. 이마트가 직접 시장조사 및 데이터 분석을 하거나 MD가 발로 뛰어 알아내야 할 작업들을 소비자들에게 부탁하는 셈이다. 필요한 상품을 알려달라는 요청에 소비자들이 귀찮아할까? 오히려 많은 소비자들이 반길 것이다. 내 의견에 귀기울여주고, 내 생각이 기업 비즈니스에 실제 반영된다는 것은 언제나 반가운 일이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그 어느 시대보다 적극적이다. 이들이 의견을 펼칠 수 있는 장만 마련해준다면, 훨씬 적은 비용으로 더 손쉽게 그들의 니즈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장'만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 내재적으로도 '듣고 바꾸는' 시스템을 갖춰야겠지만, 이는 물질적인 투자라기보다 조직 문화와 체계에 관련된 부분이다.

 

음성으로 쇼핑하는 '대화형 커머스' 시대 온다

또 하나 눈여겨 보아야 할 새로운 축은 AI와 채팅봇의 발달과 함께 주목 받고 있는 대화형 커머스(Conversational Commerce)다. 최근 소셜 네트워크와는 다른 채팅앱이 쇼핑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 대화형 커머스로 앞서 나가고 있는 채팅앱들은 페이스북 메신저, 위챗(Wechat), 왓츠앱(Whatsapp), 텔레그램(Telegram), 슬랙(Slack)이 대표적이다.

우버(Uber)를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채팅을 통해 바로 부를 수 있는 것처럼, 소비자들이 기업과의 '대화'를 통해 더 수월하게, 직관적으로 서비스나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도 자이푸르(Jaipur) 기반의 그로서리 쇼핑몰 스타트업인 '올바이(Orbuy)'는 과일과 채소도 왓츠앱을 이용해 채팅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채팅봇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이 '옐로아이디(Yellowid)' 서비스로 기업과 소비자 간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제공한다. 즉 기존에 콜센터가 담당했던 역할을 카카오톡 메신저로 처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화형 커머스는 텍스트 기반이 주를 이루었지만, 향후 음성(voice) 기반의 서비스도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대표적인 예가 '아마존 에코(Amazon Echo)'다. 음성인식 기술인 알렉사가 탑재된 아마존 에코(Amazon Echo)에게 "우버 택시 잡아줘"라고 말하면 우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미 애플 시리(Siri)가 특정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거나, 쇼핑 목록을 작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음을 감안하면, 최종 구매까지 완료해주는 음성 기반 대화형 커머스가 실현될 날도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고객응대가 자동으로 변형되는 형태의 쇼핑시스템 구축은 백엔드(Back-end)는 물론 최종 소비자와 맞닿아 있는 최전선의 프론트엔드(Front-end)단에서의 사용자경험(UI)을 바꿔 버리기 때문에 그영향력이 더 크다. 사용자들이 직접적인 변화를 느끼게 되고, 이러한 변화가 편리함 및 효용으로 다가온다면, 소비자 니즈 자체를 바꾸게 되므로 기업이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오프라인 매장도 '이커머스'다. '채널'의 의미가 크게 확장된 만큼 옴니채널 전략을 단순히 제품비교, 구매, 결제, 배송 및 픽업이라는 항목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제 채널을 '구매채널', '정보수집 채널' 등으로 나누는 분류는 의미가 없다. 여러 채널에 걸쳐 동시다발적이고 산발적으로 발현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잡아내야 한다. 

 

 

심지어 오프라인 광고도 이제 '이커머스'의 영역에 포함된다. 옥외광고도 온라인으로 연결되면서 실시간 길거리 소비자들의 반응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크리에이티브를 골라 보여주며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형태로 진화했다.

이처럼 머신러닝 AI를 접목한 옥외광고를 지난해 전 세계 최초로 현실화한 M&C사치(Saatchi)는 오프라인 옥외광고도 지금의 디지털 광고처럼 모든 성과 지표(Matrix)를 수집하고, 이를 마케팅 캠페인에 적용할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프로그래머틱 바잉(Programmatic Buying)이 이제 더 이상 디지털 광고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 것이다. 광고 대행사와 광고주가 이러한 프로세스를 모두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면, 광고효과는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그 다음 마케팅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훌륭한 자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온-오프라인을 모두 포괄하는 비즈니스 백엔드 혁신은 가장 기본이자 장기적이고 큰 규모의 연구개발을 요구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사람의 손이 닿아야 하는 부분은 여전히 크다. 크리에이티브와 광고 캠페인 기획, 상품 디자인과 같이 창의력을 요구하는 영역은 물론이고, 딱딱한 데이터 안에 유연한 맥락과 이야기를 불어넣고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것은 온전히 사람이 해야 하는 영역이다.

 

기술혁신 시대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칸타(Kantar)를 포괄하는 WPP 그룹 회장 마틴 소렐(Martin Sorrell) 경은 최근 주목해야 할 10가지 시장 트렌드를 발표했는데, 그 중 다섯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남미, 동남아, 중동 시장의 중요도가 높아지며 힘의 지리적 이동이 나타나고 있다.

둘째, 자동차 등 여러 산업에서 제품이 넘쳐나며 공급 과잉이 만연한 가운데 기업 내 인재는 부족한 상황이다.

셋째, 아마존이 직접 소비자 집으로 음식을 배달하는 것처럼, 웹의 확장은 기존의 중개인들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넷째, 유통의 힘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커지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70%가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근접성(Proximity)'은 소매 업체에게 중요한 이슈가 됐다.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증가함에 따라 집 안 소비(In-home consumption)도 증가할 전망이다.

다섯 번째, 기업에 있어 사일로(Silos; 자기부서 이익만 추구하는 현상)를 없애는 효율적인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위에서 가장 여러 번 반복된 것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오늘날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첨단기술과 테크놀로지가 아니라 어떤 인재를 끌어들이고, 부서 간 이기주의 없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일하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웹의 확장으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기술은 사람의 실수를 줄여주고, 비용대비 효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기술들이 웹상에 구현되면서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쇼핑경험 최적화를 돕는다.

이커머스의 영역이 확장되면서 시장 내 이커머스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지, 우리의 경쟁력과 브랜드 포지셔닝은 어떠한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이는 소비자 인식이 아닌, 현재 행동을 볼 때 더 정확한 답을 찾아낼 수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모두 포괄하고, 또 백엔드와 프론트엔드를 함께 생각할 때, 구체적인 이커머스 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액션플랜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About Our Expert

이지혜 Jihye Lee

칸타월드패널 한국오피스 마케팅 매니저/책임연구원 (Marketing Manager, Kantar Worldpanel Korea) | 칸타월드패널의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에 기반해, 글로벌 및 국내 시장 및 소비자 트렌드 전반에 대한 폭 넓고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jihye.lee@kantarworldpan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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